에이비프로바이오 라는 종목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이 한번도 들어보지 못하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에 사명변경한 중고신인(?) 이기 때문이다. 유지인트가 지난 10월에 사명을 에이비프로바이오로 바꾸고 이중항체 항암신약을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오주들이야 많고 많지만 어쨋든 새로 진출하는 업체는 한 번씩 보고 가는게 좋을 것 같다. 에이비프로바이오에 대해 알아보자.
유지인트는 지난 8월에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바이오사업을 대거 추가하며 기존의 바이오종목들이 쓰던 유사한 방식으로 바이오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지난 30일 IR을 실시하며 야심차게 향후 바이오 산업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사실 코스닥에서 한 출렁했다는 주식들 보면 이런 스토리로 시작한 회사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소방차 만드는 회사 이엔쓰리가 나노메딕스로 사명변경하며 주가가 10배 가까이 뛴 바 있었고, 우리이티아이 -> 우리바이오, 씨티엘 -> 씨티젠 등 듣보잡까지 따지면 몇 십개는 될 것 같다. 전구 만들던 필룩스나 선박 하던 에이치엘비 같은 기업들은 이름만 안바꿨지 비슷하게 자금조달해서 바이오업을 시작했다.
그럼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뭘 하겠다는 건지 살펴보자. 일단 뭐 그림이라도 좋아야 주가가 오를 수 있지 않겠나? 혹시 또 대단한 발견으로 텐배거가 될지도 모르니 알아는 두는게 좋겠다. 어차피 유지인트 시절 기존의 장비 파는 업으로는 주가가 오를 개연성 자체가 별로 없을테니 말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미국 회사 에이비메드로부터 이중항체 기술기반 신물질인 ABP-201 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했다고 31일 IR에서 밝힌 바 있다.
'ABP-201' 은 무엇인가?
영국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인 메드이뮨, 미국 에이비프로가 공동설립한 에이비메드에서 공동개발한 파이프라인으로 당뇨병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보면된다. 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중항체를 이용해서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기존 치료제 대비 투여 횟수를 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재밌는건 역시나 간암 면역 항암제, 혈액암 면역 항암제 등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 순차적 기술 이전의 단계에 있으며, 에이비프로바이오는 파이프라인이 어느정도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을 것이 분명하다. 최근에는 이전처럼 CB발행이 만능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태지만 어쨋든 말만 잘 하면 돈빌려줄 투자자는 널렸으니 자금이야 어떻게든 조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토리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인데 에이비프로바이오가 가지게 될 해당 기술에 대해서는 봐도 이해 할 수 없으므로 '일단'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가정하겠다. 텔콘RF제약도 생각나고~ 신라젠도 생각나고~ 필룩스 나노메딕스 에이프로젠KIC 등등.. 수법(?) 은 동일하다. 이제 열~심히 자금조달 할 일만 남았다. 자금 조달을 열심히 하다며 신주인수권이니 주식전환권이니 하며 임원들이 성과급잔치를 벌이지는 않는지 지켜볼 일이다.
확실히 바이오사업을 추가하고 자금조달을 하고 최대주주를 바꾸면서 에이비프로바이오 주가는 지옥에서 탈출한 모습이다. 그런데 31일 본격 IR을 앞둔 에이비프로바이오 주가는 28일 하한가로 끝나며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27일에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미국 에이비프로 코퍼레이션과 MOU를 체결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최대주주인 베리타스투자조합 보유지분은 보호예수 중이고 2대주주 딜던쉐어즈 보유주식도 물량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44백만주가 거래되며 하한가에 쳐박힌건 분명 심상치 않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앞서 워낙 비슷한 사례들이 많아 대응은 어떻게 해야될지 많이들 알고 있을 것 같다. 이런 종목은 다분히 나중에 위로든 아래로든 퍼포먼스를 보여줄 끼가 있는 종목으로 장기투자보단 움직일때 빠르게 먹고 빠지고 올라갈때 불타기 잠깐 해볼 종목으로 보인다. 혹시 세력이 주가가 박살나는 앞 2년동안 미리 매집을 해둔 것이라면 이제 슬슬 주가가 올라갈 것이다. 세력이 없다면 현 주가 위로 굉장한 매물들이 버티고 있어 급격한 상승은 어렵겠으나 앞서 하한가가 나왔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어느정도 냄새가 난다.
에이비프로바이오와 관련된 기사를 내보내는 것들도 보면 5조원 규모의 이중항체 신약 개발 사업 인수 MOU를 체결했다는 둥 매우 자극적으로 내고 있다. MOU를 통해 에이비프로의 아시아 사업권을 받기로 한 것인데 흠.. 지켜볼 일이다. 어쨋든 향후 임상 진행이나 관계사의 해외동향,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등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터인데이럴때 상황봐가면서 따라붙어보는 매매를 생각해볼만하다. 아직 에이비프로바이오라는 종목명 자체가 덜 알려져있기 때문에 시장에 조금 더 소문이 나야할 것 같으니 미리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의 에이비프로바이오 주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 종목에 대한 의견은 지극히 사적인 의견이며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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