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미국 중앙은행 연준(Federal Reserve)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팬데믹 기간에 축적된 회사채 자산 을 점진적으로 매각하기 시작할 거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시장 개입에서 물러나기 위한 작은 움직임으로 보인다. 연준의 회사채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자산 규모가 약 140억 달러로, 10.6조 달러 상당의 미국 회사 채 시장에서 그 비중이 약 0.1%이다. 하지만 회사채에서 벗어난다는 건 전력을 다한 연준의 이전 위기대응 전략이 바뀌었음을 암시한다. “이건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윌밍턴트러스트(Wilmington Trust)의 패트릭 테이디 구조금융 부문 책임자가 말했다. “일부 지원이 이제 필요하지 않으며 민간 섹터의 투자자들이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 있다”는 연준의 생각을 보여준다고 테이디가 덧붙였다. 미국 회사채에 초점을 맞추는 펀드들은 수요일 발표 이후로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투자등급 펀드 ‘iShares iBoxx $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ETF’가 목요일 0.4% 하락했고, 하이일드 펀드들인 ‘iShares iBoxx $ High Yield Corporate Bond ETF’와 SPDR ‘Bloomberg Barclays High Yield Bond ETF’가 각각 0.2%, 0.1% 내려갔다. 증시도 목요일 약간 하락했다. 다우산업이 0.1% 내려가 5일간의 연속 상승이 끝났다. 한편, 회사채 투자 수익률이 연준이 대략 1년 전에 사상 처음으로 매입에 나선 이후로 급격하게 떨어졌 다. 무위험 벤치마크 대비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미국 회사채가 제공하는 추가 수익률인 스프레드(프리미엄) 가 20년 저점에 점차 더 가까워졌다. 연준의 회사채 자산은 약 8조 달러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대차대조표와 비교하면 양동이 속의 물 한 방 울과 비슷하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2020년 3월 이후로 거의 두 배로 커졌는데, 무위험 국채와 기관모 기지채권을 매입하는 월 1200억 달러 상당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로 확대됐다. 이 프로그램이 연준이 위기 시에 자산매입을 시작하거나 경기가 회복할 때 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 (tapering)을 실시할 때 연준이 고려하는 주요 유동성 프로그램이다.
이 핵심 채권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테이퍼링 계획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백신 접종으로 COVID-19 위협이 약해졌고 다른 지역들에서도 진전이 보이고 있어서, 연준 내부에서 테이퍼링 논의 시 점에 관한 얘기가 나오고 시작했다. 목요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는 건 너무 이르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 다. 하지만 과도함을 가리키는 신호들이 켜졌는지도 모른다. 국채 및 모기지채권 시장에서 현재 연준은 ‘골리 앗’ 같은 존재이다. 특히 은행들이 단기적으로 자금을 둘 곳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고 주택 가격이 급등 했다. 30년 만기 주택융자 금리가 약간 오르고 팬데믹 기간에 재융자를 받은 차입자가 증가함에 따라 모기지 대출이 둔화됐다. 월 400억 달러 상당의 연준의 모기지 채권 매입이 속도를 줄여야 하는 건 아닌지 우려 가 커지고 있다. 그래도 일부 투자자는 연준의 회사채 정리 결정이 시기가 적절할 때 나왔다고 본다. 이 프로그램은 글로 벌 공중보건 위기 기간에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프로그램 재시 작도 쉬울 거라고 한다. “ 충격과 공포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 고 니콜라스 엘프너 브레킨리지캐피털어드바이저스 (Breckinridge Capital Advisors) 공동연구책임자가 말했다. “지금 프로그램을 끝내고 있지만 없어진 건 아니다.”
“사실 필요할 때 연준이 미국 채권시장에 개입할 것 같다”고 엘프너가 말했다.
“다시 개입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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