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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아이디어

V자 반등 경기회복은 잊어라. 경제 셧다운 여파 오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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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경제 성장률 하락이 특징인 리세션(경기침체)에는 급격한 경기 가속이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 V자 반등이라고 한다. 셧다운의 여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이 시작점이 될 것 같은 이번 침체는 갑작스럽게 일어났고 정도가 심하며 외부 요인이 원인 이기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들은 처음에 V자 반등을 예측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 미국 경제의 광범위하고 강제적인 셧다운이 리세션을 초래한 건 사실이지만 셧다운이 끝나도 바로 그에 상응하는 V자 반등이 나타나긴 힘들 것이다. 대신에, 깊은 심리적 상처가 오래가면서 소비자와 기업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개인과 기업의 생활과 생계가 갑자기 불안정해졌다. 집세나 주택대출금, 의료비용, 생활비를 마련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의 사고방식이 달라졌을 것이다. 경제 생산(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에서 소비자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70%이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에 가계가 검약의 중요성을 깨닫고 개인 저축률이 급등한 바 있다. 이런 일이 반복 될 것 같다. 일자리를 구하고 급여를 받게 되면 가계들이 저축하기 시작할 것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백신이 나오기 전에 올해 후반이나 내년에 2차 감염 물결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서, 미국인들은 외식을 하거나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거나 영화관을 가거나 비행기 또는 배를 타는 여행을 주저할 것이다. 한편, 기업 부문은 출장과 그에 따르는 엔터테인먼트 지출을 줄이고 화상회의로 전환할 것 같다. 글로벌 공급체인을 재편하거나 개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헬스케어나 유급병가 등과 관련된 비용이 늘어날 것이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작년 2, 3, 4분기에 축소됐던 기업고정투자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인 상황에서는 빠르게 반등할 수 없다. 아무런 준비 없이 전국적인 셧다운이 갑작스럽게 시작됐기 때문에 기업도산 및 채무불이행 물결이 야기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대출기관에 눈덩이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코로나 셧다운이 전세계 경제를 붕괴시킨 가운데, 미국의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외국의 수요에도 의지 할 수 없다. 팬데믹 기간 필요한 개인 보호장비와 산소 호흡기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앞으로 국가들은 배타 성향이 강해지면서 국제 상업의 중요도가 떨어질 것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증시 및 위험자산의 급락은 실직자나 자영업자의 불안감을 키울 뿐이다. 깊은 구명에서 빠져 나오는건 쉽지 않다. 경기 대위축(Great Recession)은 2009년 6월에 끝났지만,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2007년 4분기의 고점을 넘어선 건 2011년 2분기이다. 이번에는 경제 성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예산국(CBO)은 2분기에 GDP가 7%(연 28%) 수축될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보다 큰 연 35~40%의 수축을 예상한다.

지난 리세션 기간 중 최악의 분기였던 2008년 4분기 때 기록한 8.4% 하락의 4배 이상이다. 그리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3분기와 4분기에 성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GDP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실질 GDP가 2020년에 연 6.2% 수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이 적중하면 1946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 될 것이다.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도 이전 리세션에 비해 더 많이 사라질 것이다. 3월 28일까지 2주 동 안 약 1천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지난 5년 동안 늘어난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V자 반등이 쉽지 않은 이유다. 

 실제로는 실업수당 지표가 시사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 (전화 신청 시 대기시간이 길고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신청하지 못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업률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인 1982년 11월의 10.8%를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2분기에 실업률이 15%에 이를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경기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인정한 CBO는 실업률이 현 분기에 12%까지 오른 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가 2021년 말에 겨우 9%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될 것을 전제로 했다고 CBO가 설명했다. “일자리 상실과 기업 폐쇄의 영향을 한동안 받게 될 것이다.” 고용이 2009년 6월의 리세션 저점부터 리세션 전 고점으로 돌아가는 데 대략 5년이 걸렸다. 이번에도 비슷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2.2조 달러 규모의 경제 구제 패키지(CARES법)는 실직 고통을 완화하고 기업과 근로자에게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다. 중소기업청(SBA)의 급여보호 프로그램은 8주간 고용을 유지하는 소규모 사업체를 대상으로 임금이나 임 차료, 모기지 이자 등의 비용을 마련하는 데 이용한 부채를 탕감해준다. 2월 15일로 소급 적용하기 때문에, 이 법이 통과되기 전에 직원을 해고한 기업이 융자를 받으려면 다시 고용해야 한다. CARES법에서 SBA 융자에 할당된 3490억 달러로는 소형 기업을 지원하는 데 부족할 수 있다. NFIB의 3월 소형기업 낙관지수가 8.1포인트 급락했다. 역대 최대의 월간 하락이었다. NFIB 조사에 따르 면 “소규모 사업체 고용주 중 절반은 지금과 같은 사업 여건 하에서 두 달 넘게 버틸 수 없다고 말했 다.” SBA 프로그램 하에서 2500억 달러 규모의 융자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의회가 작업 중이다. 구제 패키지는 실직자도 돕는다. 실업수당 혜택이 자영업자와 독립적 계약업자로 확대됐고 4개월 동안 수당 액수가 주당 600달러 인상되고 기간이 39주까지 13주 늘었다. 또한 연방전부가 자격이 되는 개인들에게 1,200달러짜리 수표를 지급한다. 이미 의회는 약 1조 달러 상당의 4차 구제 패키지를 고려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보다 기업과 가계를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도로와 다리, 터널 등을 개선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그렇게 해야 한다. 재정 부양책은 기업과 가계가 대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L자 U자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그때 까지는 V자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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