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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아이디어

강세장 재개 전에 S&P 500 1,275까지 내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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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뉴욕 등에서 COVID-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 사태가 개선되고 있다는 뉴스에 그리고 중앙은행 연준(Fed)이 2.3조 달러 규모의 유동성 ‘바주카포’를 공개했다는 소식에 증시가 반등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요소 외에, 장기 시장 심리나 기술 사이클 분석, 밸류에이션, ‘똑똑한’ 투자자의 행동은 이 번 약세장이 아직 최저점을 보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1. 투자자들 너무 낙관적: 장기 투자자 심리부터 보자. 

 최근 투자자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장기 투자자인데 지금 증시에 자금을 좀 투입해야 하나요?” 한편,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정기적으로 소비자의 전망을 조사한다. 이 조사의 질문 중 하나는 ‘다음 12개 월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가’이다. 그런데 현재 두려움이 아닌 탐욕의 조짐이 보인다. 주요 시장 저점에서 볼 수 있는 투자자 심리가 아니다. 마켓워치(MarketWatch)의 마크 헐버트 칼럼니스트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에서 비슷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1분기 말에 시장 타이밍 뉴스레터 서비스 부문의 두려움이 과거 시장 바닥에서 목격됐 던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다. 안심할 때가 아니다. 약세장은 끝나지 않았다.

 

2. 장기 바닥 가리키는 기술적 신호 안 보여: 기술적 관점에서 장기적인 바닥 신호가 안 보인다.

시장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내다본다. 만약에 주가가 회복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면, 경기 지표와 원자재 가격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호가 전혀 켜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구리/금 및 백금/금 비율을 보자. 구리와 백금, 금은 모두 원자재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다. 구리와 백금은 산업용으로도 이용된다. 구리/금 및 백금/금 비율이 글로벌 경제 사이클의 상승 국 면을 암시해야 한다. 지난 두 번의 시장 바닥에서 백금/금 비율이 증시 바닥에 앞서 바닥을 쳤었고, 구리 /금 비율은 증시와 거의 동시에 저점을 찍었었다. 현재는 이 두 비율 모두 급락하고 있으며, 경기 바닥의 조기 신호가 안 보인다. 원자재 가격도 지난 두 번의 주요 시장 바닥에서 주가에 선행하거나 주가와 동시에 바닥을 쳤다. 현재 CRB 지수가 여전히 약세이며 지속 가능한 바닥의 조짐이 안 보인다. 금속 가격과 주가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금은 성격이 독특하고 독자적으로 움직이지만, 은과 구리, 백 금은 모두 지난 두 번의 약세장 바닥에서 주가에 앞서 상승했다. 현재 이런 원자재들에서 매수 신호를 찾을 수 없다. 리더의 변화도 시장 바닥의 특징이다. 약세장은 창의적인 파괴의 형태이다. 그 동안 시장을 장악했던 리 더가 흔들리면 새로운 시장의 리더가 등장한다. 그런데 글로벌 증시와 가치주, 소형주보다 강세였던 미국 증시, 성장주, 대형주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기술적인 여건 속에서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밸류에이션 역풍: 장기 강세장 시나리오의 또 다른 역풍은 바로 밸류에이션이다.

 현재 S&P 500 지수 의 선행 P/E(주가이익비율)가 17.3이다. 5년 평균치(16.7), 10년 평균치(15.0)보다 높다. 게다가 이제 1분 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는데, 선행 P/E에서 ‘E’인 기업 이익이 현저히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하향될까?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2020년 및 2021년 이익에 대한 컨센서스 바텀업(bottomup) 추정치가 각각 152.81달러와 178.03달러이다. 톱다운과 바텀업의 예상이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 바텀업 추정치가 내려가면서 이 갭이 좁혀질 것이다. 여기서 국가가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경험할 때마다 모든 양적 요소의 작동이 멈춘 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이들은 다음의 순서대로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다. 우선 기술적 요소들이 시장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한다. 그 다음으로 톱다운 전략가들이 추정하고 바텀업 추정이 뒤따른다. 충격이 나쁜 거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영향을 정확하게 수량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톱다운 전략가들이 가장 먼저 매크로 모델에 근거해서 대략적인 추정치를 제시한다. 하지만 기업의 애널리스트들은 기업과 산업을 충분히 분석하기 전까지 예상치를 수정할 수 없다. 지금 시장 사이클이 바로 이 국면이다. 대부분의 피해가 알려졌을 때 이 조정의 마지막 단계가 진행된다. 그리고 가치와 성장 같은 펀더멘털 요소가 다시 작용하기 시작한다. 이 국면은 아직 멀었다.

 이제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생각해보자.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주요 시장 바닥에서 선행 P/E가 어땠는지를 분석해봤다. 1982년의 바닥은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볼커 시대의 엄청난 금리 때문에, 선행 P/E가 약 6을 가리켰을 때 시장이 바닥을 쳤던 것이다. 2002-2003년의 바닥에서는 선행 P/E가 약 14를 나타냈었다. 이 둘은 특별한 예이다. 1987, 1990, 2009, 2011년의 시장 바닥에서는 모두 선행 P/E 가 약 10이었고, 당시의 금리 여건은 모두 달랐다. 이익이 급감할 수 있고 선행 P/E가 15일 때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될 수 있을까? 2020년과 2021년의 톱다운 추정 이익을 각각 120달러와 150달러로 가정했을 때, S&P 500 지수가 어디 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시장이 오늘이나 3월 말에 바닥을 쳤다고 한다면, 다음 12개월 EPS(주당이익)는 127.50달러(120의 75%+150의 25%)가 된다. 10-12의 P/E 수치를 적용하면 S&P 500 지수는 1275-1530포인트가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시장이 2020년 6월에 바닥에 도달하면 12개월 EPS가 135달러가 되고 1350-1620포인트라는 S&P 500 지수 범위가 나온다. 2020년 9월 바닥 시나리오의 경우 EPS가 142.50이고 주가 범위가 1425-1710포인트이다. 금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톱다운차트(Topdown Charts)의 캘럼 토마스는 CAPE에 기반해서 미국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저렴한 주가처럼 보이기 시작했지만, 과거 주요 시장 바닥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었던 수치와는 거리가 멀다.

4. 똑똑한 투자자들은 뭘 하고 있을까?

 밸류에이션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도 있다. 내부자들이 가장 최근 의 하락장에서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하지만 똑똑한 이 투자자 그룹은 시장이 상승했을 때 뒤로 물러났 다. 물론 내부자 매수가 정확한 시장 타이밍 신호는 아니다. 2008년에 시장이 처음 하강했을 때 내부자들은 너무 일찍 그리고 너무 열심히 매수했었다. 2018년에도 성급했다. 한편, 금융위기 기간 시장이 바닥을 쳤을 때, 워런 버핏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구제에 나섰다. 당시 골드만은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에 주식 매입이 보장된 비싼 전환우선주를 팔았다. 시장이 회복했고 버핏은 큰 수익을 올렸다. 지금 버크셔는 뭘 하고 있을까? 현금을 쌓고 있고, 항공주를 처분했다. 그리고 버크셔가 엔화 채권 발행 으로 18억 달러를 차입했다고 블룸버그(Bloomber)가 보도했다. 지금 유동성 강화를 위해 차입이 필요한 기업이 많지만, 현금이 많은 버크셔해서웨이는 그런 기업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두러 주식을 매수하고 싶은가? 벌거벗은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이번 약세장은 리세션(recession, 경기침체)을 초래한 외부의 충격이 원인이었다. LPL파이낸셜(LPL Financial)의 라이언 데트릭에 따르면 리세션이 유발한 약세장은 평균적으로 18개월간 지속됐다. 경기가 바로 정상화될 수 없고 반등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시장을 경험하고 있지만, 강세장으로 전환되려면 최소한 터널 끝의 불빛이 보여야 한다. 리세션 여건이 끝날 조짐이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COVID-19 신규 감염자 및 사망자 데이터가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주에 시장이 리 스크온(risk-on) 분위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런 개선은 환영할 일이지만, 신규 강세장의 필요조건이지 충 분조건은 아니다. 의료계가 기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현재의 리세션 여건은 금세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가 통제된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바로 재가동되는 건 아니다. 정부들이 셧다운 조치를 완화함에 따라 아시아에서 두 번째 감염 물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 예로,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통제했던 싱가포르에서 규제가 풀리자마자 신규 감염 건수가 급증했다. COVID-19가 확산되도록 방치하거나 발병을 억제하는 치료제를 통해서 집단 면역이 생기기 전까지 정부 들이 한동안 코로나와 계속 싸워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2020년(115-120달러)과 2021년(150달 러)의 톱다운 S&P500 이익 추정치도 추측일 뿐이며 공중보건 정책의 변화에 따라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암울한 전망이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리세션이 극심한 불황인 디프레션(depression)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거라는 소식이다. 연준 관측자 팀 듀이가 블룸버그 기사에서 장기 불황의 3가지 조건인 ‘D’에 대해서 설명했다. 경기 하강의 깊이(depth)와 기간(duration) 그리고 디플레이션(deflation)이다. 기간은 불명확하 지만, 확실히 그 ‘깊이’는 충족됐다고 한다. 그러나 전세계의 중앙은행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디플레 이션과 싸우고 있다. 이번 글로벌 경제가 리세션 고통을 받겠지만, 디프레션으로 심화되진 않을 것 같다. 또한 이번 회복이 ‘제곱근’ 모양이 될 것 같다. 오리건경제분석국이 한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V자 반등이 어느 정도 나타난 다음에 느린 성장이 뒤따르는 경제를 예상해보자. 정책, 수요, 경제의 영구적 피해 수준이 성장 형태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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