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 상장한 롯데리츠가 엄청나게 흥행했다.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 63.28 대 1을 기록하고 상장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향후 받을 수 있는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맞는가 싶은 가격에도 수요가 엄청나게 되었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고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에 대한 방증이라고 본다.
나중에 한 번 기술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배당주는 배당주로서의 일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배당주 투자' 를 한다는 것은 현재 시장상황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배당이 적기도 적지만, 배당에 대한 제대로된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고 있지 않으며, 배당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맥쿼리인프라나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자산 몇 개를 제외하고는 돈을 버는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시장의 성숙도가 올라오고 있는 것인지, 금리가 한 번 더 내려감에 따라 예금금리의 앞자리가 1에서 0으로 바뀌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어서 인지, 배당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겨난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여전히 우리나라에서의 배당주 투자는 메리트가 없다.
반면 미국의 배당주 투자는 책에서 읽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 통용되는 일반적인 특성을 가지고 움직인다. 성장주가 득세하는 최근의 분위기에서 배당주가 다소 소외되는 분위기이기는 했지만 0% 금리 채권이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인 자산인 배당주에 끌리고 있다. 아직 미국의 배당주 섹터는 그렇게 비싼 수준이 아니다.
지난 6개월 동안 S&P 500 지수가 3% 오른 것에 비해 유틸리티 섹터 펀드(Utilities Select Sector SPDR Fund)는 8.5% 상승했다. 연초 이후로는 이 유틸리티 ETF가 20.8% 올랐고 S&P 500 지수가 21.1% 상승했다. 유틸리티 펀드의 주가이익비율(P/E)이 12월의 15.1에서 현재의 22.8로 뛰었다. S&P 500 지수의 P/E는 17.5에서 19.5로 상승했다. 작년에 금리를 인상했던 중앙은행 연준(Fed)이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를 몇 번 인하했고, 결과적으로 국채 금리가 3년 저점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보다 높은 종목이 62.5%에 이르렀다. 지난 50년의 데이터 기준으로 3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다시 한 번 채권투자자들을 강제로 주식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현재 투자자가 투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의 규모가 최근 15조 달러까지 커졌다. 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낮다는 점은 배당주가 일반적인 주식들에 비해 낮은 P/E를 갖게 하는데, 금리가 최근 수준으로 떨어졌던 2016년에는 배당주가 훨씬 더 비쌌다. 하지만 통화가 완화적이었던 7년을 보내고 나서 2016년 7월에는 S&P 500 배당주들의 중간 P/E가 비배당주의 중간 P/E만큼 높은 수준을 가리켰었다.
현재 아이셰어드 고배당주 ETF(iShares Core High Dividend ETF)의 P/E가 겨우 15.9로 5년 평균인 17.3 과 S&P 500 지수의 19.5보다 낮다. 개인적으로 기본적 분석에 의한 가치주 투자를 신봉하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배당주에 대한 투자도 한 가지 투자 방법으로서는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므로 시점상 비싸게 투자를 하는 느낌은 아니다. 또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어느정도 유지시키겠다고 발표한만큼 배당주에 대한 메리트는 점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배당주의 밸류에이션이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는 현 시점에 분할매수를 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최근 방어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배당수익률이 떨어졌는데, 배당주가 그렇게 비싸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편 에너지 섹터가 배당주 순위에서 TOP이 되었다. 에너지 섹터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11개 S&P 500 섹터 가운데서 가장 나빴는데 21% 오른 S&P 지수에 비해서 에너지 섹터는 겨우 1.4% 상승했다. 원유 및 천연가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걱정 때문에 투자자들이 에너지 주식에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와중에도 에너지 주식은 몇 년째 좋지 못하기 때문에 섣불리 에너지주들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어쨋든 에너지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이다. 예를 들어, 옥시덴탈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의 배당수익률이 현재 7.5%로, S&P 500 내에서 4번째로 높다. 이 종목은 연초 이후로 약 32% 하락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 주가가 약 20% 빠진 시추 기업 헬머리치앤페인(Helmerich & Payne)의 배당수익률은 7.1%이다.
그래도 2015년 에너지기업들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에너지 섹터를 피하고 싶을 것 같다. 에너지 섹터를 피하면서도 높은 배당수익률을 이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에너지 섹터 비중이 0%인 뱅가드 펀드(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Index Fund)를 추천한다. 이 펀드 는 연초 이후로 S&P 500 지수를 앞질렀다. 이에 비해서 아이셰어스 고배당주 펀드는 에너지 섹터의 비중이 21.8%이고 연초 대비 12.4% 상승했다. 그래도 국내 배당주펀드나 ETF에 비해선 훨씬 낫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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